나는 어릴 때 곤충을 참 좋아했다.
봄이나 여름이면 땅을 보며 걸으면서 뛰어다니는 메뚜기나 방아깨비들을 눈으로 좇고는 했다.
심심할 때마다 풀밭에서 곤충들을 잡고 놀았으니 곤충들이 내 친구를 해준 셈이다.
봄이 되면 나오는 곤충친구들은 사슴벌레, 나비, 벌, 개미, 달팽이, 무당벌레 등이 있다.
실제로 봄이되니 길에서 조금씩 보게된다.
그중에서도 방아깨비 같은걸 가장 좋아했는데 뒷다리를 잡으면 앞뒤로 몸을 흔들거리며 방아를 찧었다.
여름이 되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잠자리채를 가지고 다니며 잡았는데 잠자리통이 없으면 손가락 사이사이에 날개를 껴서 데리고 다녔다.
생각해 보면 얼마나 괴로웠을까... 미안해진다.
큰 개구리는 징그럽지만 조그마한 청개구리는 참 귀엽다.
어릴 때 풀밭에서 개구리를 만났는데 언니는 무섭다며 도망을 갔는데 나는 순간 잡아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사로잡혀 손으로 개구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어른이 되었는데 곤충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길가에서 보아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는데 나의 아기가 어린이가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다시 곤충만 보면 잡아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사로잡힌다.
여름에는 나무를 자세히 보면서 다니다가 매미가 있으면 아이에게 알려주고 아이는 매미를 잡는다.
풀밭에 방아깨비, 메뚜기를 잡는다.
잠자리채를 가지고 다니며 잠자리를 잡는다.
곤충들이 우리 아이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참 고마운 일이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의 곤충친구들도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달팽이, 무당벌레, 나비, 꿀벌, 개미, 사슴벌레 등.
모두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곤충들을 그려보았다.
싱그런 풀과 나뭇잎들 사이로 곤충친구들이 살고 있다.
나의 어릴 적 친구였으면서 지금은 우리 아이의 친구, 나중에는 우리아이의 아이의 친구도 되어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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